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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을 치다 보면 특정 화음군의 운지가 의외로 숙련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디미니쉬가 그중에 하나였는데, 건반 연주 중간에 dim류의 코드가 등장하면 순간 당황하게 된다.

 

 

이런 부분은 반주의 발목을 잡는 일종의 아킬레스건 같은 거라 마음먹고 싸잡아서 정리를 해두지 않으면 결정적인 순간에 반주자를 힘들게 한다. 따라서 오늘은 디미니쉬 세븐의 운지를 적어도 바로 칠 수 있는 수준 정도까지는 끌어올려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마이너를 타겟으로 하는 세컨더리 도미넌트가 디미니쉬드?

C key에서 대표적인 6도 마이너인 Am를 예로 들어보자면 C ---  Am7 ---- Dm7의 흔한 진행에서 Dm7의 세컨더리 도미넌트인 A7이 등장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를 적용해서 진행을 다시 써보자면

| C            | Am7      A7    |  Dm7       ~   |    ~~~~

 

마이너를 타겟코드로 하는 세컨더리 도미넌트에 잘 어울리는 얼터드계 텐션인 b9을 붙이고, Dm7으로 어프로치 되는 느낌이기에 근음을 3음으로 손을 봐주면 A7이라는 코드는 A7(b9)/C#이 되는데, 사실상 이게 C#o7(=C#dim7)이다.

 

 

여기에서 Am7 자체를 아예 C#dim7으로 대체해버리면 근음 진행 방향 기준으로 C --- C# --- D로 반음씩 크로마틱 하게 상행하기 때문에 매우 유의미한 리하모니가 된다나 뭐래나....

 

 

아무튼 이게 그 유명한 상행 패싱디미니쉬드인데, 사실은 그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면 자주 등장하는 패싱디미니쉬드는 그 기원이 마이너를 타깃으로 하는 세컨더리 도미넌트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단다.

 

 

 

 패싱 디미니시 코드

패싱 디미니시는 사실 하행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상행처럼 뚜렷한 도미넌트 모션이라는 근본을 가지지 않고, 근음의 경과적 하행 및 구성음 몇 개가 일치되는 것을 허용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상행만큼 화성적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아무튼 보통 디미니시를 악보에서 본다면 위든 아래든 반음으로 어프로치하는 상황에서 많이 쓰일 테니, 관련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하지만, 오늘의 핵심은 무엇보다 코드의 운지 그 자체에 있으므로 디미니시 코드의 건반 위에서의 운지는 2가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디미니시는 12개가 아니라 사실상 3개뿐이라고?

보통 메이저나 마이너 코드의 운지를 외울 때, 12개의 근음에서 나올 수 있는 경우를 염두에 두고 연습을 진행하기 때문에 디미니시가 3개라는 사실에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디미니시의 독특한 구성음(정확히는 디미니시드 세븐 코드의 구성음 4개 간격에서 오는 불가피한 사안) 때문이다.

 

쉽게 손가락 모양으로만 따지면 제일 잡기 쉬운 '흰/검/검/흰' 포지션으로 Gdim7과 Cdim7 두 가지와 '흰/흰/흰/검' 포지션의 외딴 섬 같은 Bdim7 이렇게 3가지가 있다.

 

 

이외에 12개 근음이 바뀌더라도 위의 두 가지 모양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없는데, 디미니시는 4개 구성음의 음간격이 동일(온음반)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 두 가지 모양 중 근음이 어디에 속해있는지만 빠르게 파악하면 손으로 짚어내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물론 더 완성적인 보이싱을 위해 다채롭게 구성음 왼손과 오른손으로 쪼개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의 연습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심화] 보이싱을 위한 제안

다만 매번 같은 모양으로만 반주를 하는 것이 지루해진다는 점과 탑노트의 다양성이 무시된다 함정은 있다. 따라서 간단하게 뇌용량을 아주 쪼끔 더 써보면서 디미니시 세븐을 잡는 간단한 야매(?)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보통 도미넌트 7th 보이싱할 때, 기초적으로 왼손 근음(R) / 오른손 (b7, 3, 5)를 잡는 모양새와 같이 디미니시 또한 비슷하게 이 원리를 차용하여 건반 위에서 구현해 볼 수 있다.

 

 

가령 G#dim7이 있다고 한다면 근음은 당연히 왼손으로 G#음을 잡겠지만, 오른손은 G#의 반음 아래인 G7을 루트를 제외한 모양으로 잡아주면 동일한 구성음(파, 시, 레)을 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하프 디미니시 세븐 간단 보이싱

야매지만, 쉽게 떠올리기에는 이만한 방법이 없다. 추가적으로 디미니시 세븐과는 살짝 다른 하프-디미니시 세븐이 있는데, 이 야매 원리를 이용해 보면 M7 코드 기초 보이싱의 운지를 차용해서 구현할 수 있다는 '의외'의 확장성까지 겸비한다.

 

 

예를 들어 G#m7(b5)는 왼손 근음(솔#)과 오른손 GM7(근음 제외 : 레, 파#, 시)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발전] 화성적인 기원을 생각하는 방법

맨 처음 상행 디미니시가 나온 원리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구성음을 단순히 모양으로 암기하는 것도 초기에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체적으로 실전에서 순발력 있는 리하모니제이션이 가능하려면 결국에는 원리를 모양에 투영시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장 3도 아래 도미넌트 7th(b9)"을 떠올리며 해당 디미니시 코드를 연주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궁극적으로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G#dim7을 보며, E7(b9)/G#을 즉석으로 떠올리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도미넌트에 엮여 있는 다양한 가능성(텐션)을 동시에 떠올릴 수 있기 때문에 실전에서 여러 가지로 확장하기가 수월해진다.

 

 

 


오늘은 디미니시에 대해 파헤쳐보는 시간을 가졌다. 어떤 방식으로 암기하든, 1차적으로는 모양을 외우는 것이 먼저이다. 본인이 가장 편한 방법으로 외우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디미니시를 보며 적어도 3~4가지의 다른 가능성을 떠올릴 수 있는 분석안을 가질 수 있게 연습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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